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읽고/따스한 안나영/2016 겨울호

조회 : 101 0 이은진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고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냐고 저에게 물어본다면 저는 주저 없이 천종호 판사님의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책을 머리로 읽은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었기 때문입니다.

 

첫째, 저는 이 책을 ‘판사님의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상처와 아픔으로 속이 썩어버린 청소년들의 분노와 악의를 처벌이 아닌 관계의 회복을 위해 편지를 읽게 하고 시를 읽게 하며 ‘사랑합니다.’, ‘용서해주세요’를 외치게 하는 판사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둘째, 저는 이 책을 ‘친구의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저는 책 속 이야기들이 소설 속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제 옆에 친구의 이야기였습니다. 입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로 마음이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제 친구의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으로 책 속의 친구들의 아픔이 제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지금까지 제 길을 위해 애써 이러한 친구들의 아픔에 귀와 눈을 기리려 했던 이기적인 모습에 미안함과 함께 고통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셋째, 저는 이 책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하나님 마음으로 보니 책 속 청소년들의 비행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나님이 사랑하는 한 존재로서만 보였습니다. 마치 신부가 드라크마를 찾듯, 목자가 잃어버린 양을 찾듯, 아버지가 탕자를 기다리듯 오직 한 영혼이 하나님 아버지께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하나님의 마음만 읽혀졌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이들의 비행에 마음 아파하고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책을 ‘죄인의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영원히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 영원한 형벌에 빠질 수밖에 없는 죄인. 그 죄인인 제가 마지막 심판대 앞에 섰을 때 재판관 앞에서 저를 변호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마음에 그려졌습니다. 국선보조인의 변호, 청소년 회복 센터 장들의 절규 그리고 선처를 호소하는 부모들의 애절함이 마치 저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처럼 느껴져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던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은혜가 구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천종호 판사님의 삶을 통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손을 잡아 주어 일으켜 주셨던 것처럼 판사님은 저에게도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희망의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저는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마도 어제와 큰 변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낙숫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큰 바위를 쪼개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흘린 눈물들이 제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마음을 쪼개어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제게 두 손이 있음을 깨닫게 해 준 판사님을 이제 글이 아닌 숨결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이 초청토론을 통해 따스한 판사님의 마음과 옆에서 고통 받고 있는 친구들의 마음 그리고 죄인 된 우리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읽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 시간이 낙숫물이 되어 외팔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두 팔을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굳은 마음의 돌을 깨뜨린 낙숫물 구절을 읽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 되어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을 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라
만약, 네가 도움을 주는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손은 너 자신을 돕는 것이고
다른 한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덧글 0개
작성자 :     암호 :